알레르기 비염(알레르기성 비염)은 한번에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 비염에 대응할 수 있는 모든 무기를 알아두고,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 그리고 ‘비알레르기 비염’ 및 기타질환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 지 살펴본 뒤, 알레르기 비염 관리에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알아봅니다.
알레르기 비염, 원인과 증상
알레르기 비염은 외부환경의 물질에 의한 신체 면역계의 과민반응으로 발생합니다.
먼지, 꽃가루, 풀, 나무, 동물, 곰팡이, 진드기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특정 계절에 심해지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여러 물질에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거나 진드기 같이 4계절 내내 노출되는 경우 연중 내내 알레르기 비염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콧물, 코막힘
- 가려움, 재채기
- 때때로 눈의 가려움, 눈꺼풀 부종
- 때때로 기침, 목의 통증
비알레르기 비염과의 비교
관리방법을 알아보기 전에 먼저 다른 원인의 비염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급성 바이러스성 비염
급성 바이러스성 비염은 흔히 말하는 코감기 입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의 감염에 의한 것으로 날씨, 습도, 영양상태, 과로, 스트레스로 인하여 몸이 약해진 상태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알레르기 비염과 비교하여 발열, 몸살 등 전신 반응이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급성 바이러스성 비염(코감기)의 치료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마찬가지로 대증요법으로 합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므로 항생제는 약효가 없습니다. 다만 일주일 이상 지속되며 더 심해진다면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의 우려가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만성비염
만성비염은 급성 바이러스성비염의 후유증 또는 합병증으로 나타나거나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출혈 또는 고름 섞인 분비물이 특징입니다.
위축성 비염
위축성 비염은 대개 고령자에게서 나타납니다. 부비동 수술로 인해 상당량의 점막을 제거한 경우, 또는 코 내벽의 만성적 세균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코의 점막이 각화 되어 점막이 얇아지고 콧구멍이 넓고 건조해집니다.
혈관 운동성 비염
혈관 운동성 비염이란 만성비염의 한 종류로, 먼지, 꽃가루, 향수, 오염, 맵고 뜨거운 음식, 건조한 공기 등에 강하게 반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혈관이 급격히 팽창하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되어져 왔으나 최근 자율신경의 과도한 반응이 원인이라는 설이 지배적이어서 혈관 운동 신경성 비염이라고도 합니다.
증상은 알레르기 비염과 유사하지만 재채기, 눈과 코의 가려움 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약물성 비염(약물 반동성 비염)
약물성 비염은 비충혈완화제 스프레이의 사용이 원인입니다. 비충혈완화제 스프레이를 3일 이상(약품설명서에 따라 일주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하면 나타날 수 있으며, 코막힘이 더 심해지게 됩니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또는 식염수 스프레이의 사용과는 관련 없음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부비동염과의 비교
부비동염은 흔히 축농증이라고도 불리며, 코 주위의 얼굴 뼈 속에 있는 빈공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급성 부비동염은 대부분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감기로 인해 비강의 부은 점막이 부비동 입구를 막게 되면 부비동이 액체로 가득차 때때로 세균이 번식하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또한 비슷한 기전으로 비부동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만성부비동염은 부비동염이 90일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만성 알레르기, 비용종, 또는 환경에 의한 반성 염증과 관련있습니다. 유전적 영향도 있으며 박테리아 또는 진균감염이 함께 발생할 수 있습니다.
부비동염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누런 콧물
- 두통
- 후각저하
- 기침
- 얼굴 압력과 통증
치료법 1 – 자가치료 : 알러젠 회피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회피하는 것은 가장 확실한 해결방법이지만 대개 불가능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끊임 없이 다양한 환경에 노출될 수 밖에 없을 뿐더러 정확히 어떤 물질에 반응하는지 알고 있는 경우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다만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위생 습관을 점검하는 등을 통해 알러젠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건조한 환경을 피하도록 합니다.
치료법 2 – 자가치료 : 코세척
알레르기 유발물질을 완전히 피하는 것이 불가능 하다면 이를 씻어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반응은 야간에 특히 활발할 수 있으므로, 외출에서 돌아온 후 자기전에 코세척을 하면 유해물질을 씻어내고 비강점막에 수분을 공급해줄 수 있습니다.
코세척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코세척 전용 기구를 준비합니다. 주사기보다 알맞은 세기로 물을 분사하여 주므로 자극이 덜합니다.
- 생리식염수 또는 전용 분말을 준비합니다. 생리식염수는 개봉 후 일주일 안에 사용하도록 합니다.
- 고개를 45도로 기울이고 약간 앞으로 숙입니다.
- 입을 벌리고 ‘아~’하고 소리를 내주면서 한쪽 비강으로 생리식염수를 분사하여 다른쪽 비강으로 나오도록 해줍니다. 소리 내주는 것은 식염수가 귀나 목뒤로 넘어가는 것을 예방해줍니다.
- 양쪽을 번갈아 가면서 시행합니다.
- 코안에 식염수가 남아있는 느낌이 있어도 무리하게 풀어내지 않도록 합니다.
기구를 주기적으로 소독하고 깨끗한 생리식염수를 사용하여 세균감염을 예방하도록 합니다.
치료법 3 – 약국 : 항히스타민제 (콧물약)
알러지성 비염을 가장 손쉽게 관리하는 방법은 항히스타민제 복용입니다.
- 장점 : 하루에 한번, 1알만 복용하면 되므로 쉽고 경제적입니다.
세티리진(cetirizine)이 가장 대중적이며 지르텍이라는 상품명으로 유명합니다. 특허 기간이 지났으므로 다양한 회사에서 세티리진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르텍 가격은 보통 5000원 내외이지만 다른 회사의 세티리진 정제의 경우 2000~3000원 선에서 구입 가능하고 효과에 차이가 없습니다.
세티리진 연질캡슐 제형은 흡수가 빠른 장점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로라타딘(loratadine)은 세티리진과 비교하여 약효가 조금 약한 대신 졸린 부작용이 없으므로 장거리 운전, 위험한 기계조작을 하거나 수험생인 경우에 적합합니다. 바이엘의 클라리틴이 가장 유명하지만 역시 다양한 상품명으로 출시되어 있습니다.
펙소페나딘(fexofenadine)은 효과가 좋고 졸린부작용이 없지만 높은 가격으로 국내에서 위 2가지 약물에 비해 많이 사용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알레그라가 가장 유명합니다.
항히스타민제에 대한 부작용 등 자세한 내용은 다음 문서를 참고해주세요
치료법 4 – 약국 : 항히스타민제 + 비충혈제거제 (콧물약+코막힘약)
코막힘이 심하게 나타난다면 항히스타민제와 비충혈제거제의 복합제 복용을 고려합니다.
- 단점 : 주로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함유하므로 반감기가 짧아 보통 하루 3번 복용하며 졸린 부작용이 두드러집니다.
- 장점 : 코막힘이 있는 경우 효과적입니다.
액티피드가 가장 유명하며 트리프롤리딘(항히스타민제)과 슈도에페드린(비충혈제거제)의 복합제입니다. 동일성분으로 코스펜, 가네카 등이 있습니다.
콘택골드는 클로르페니라민(항히스타민제), 페닐레프린(비충혈제거제), 벨라돈나(항콜린제)의 복합제입니다. 동일성분으로 그린노즈에스캡슐이 있습니다.
코메키나는 메퀴타진(항히스타민제), 슈도에페드린(비충혈제거제), 밸라돈나(항콜린제), 글리시리진산(항염작용), 카페인(졸음방지)의 무려 5가지 성분의 복합제입니다.
치료법 5 – 약국 :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
코 안의 혈관이 부어있다면(충혈) 비강이 좁아져 코막힘이 심해지는데,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는 이를 효과적으로 막아줍니다.
- 장점 :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는 가장 빠르게 코막힘을 해결해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단점 : 유일하게 약물성비염을 유발할 수 있는 치료법입니다. 따라서 7일 이상 연속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심한 증상에 한해 사용하도록 합니다.
오트리빈이 가장 유명하며 자일로메타졸린(Xylometazoline)과 옥시메타졸린(Oxymetazoline) 두 가지 성분이 있습니다.
- 오트리빈멘톨0.1%분무제 : 자일로메타졸린(Xylometazoline). 5~10분 이내 약효 발현. 10시간 지속하므로 8시간 간격을 두고 1일 3회까지 사용합니다.
- 오트리빈에스비강분부액 : 옥시메타졸린(Oxymetazoline). 수초 이내 약효 발현. 12시간 지속하므로 8시간 간격을 두고 1일 2회까지 사용합니다.
오트리빈은 이 외에 2세부터 12까지 어린이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함량을 낮춘 오트리빈0.05%, 단순 식염수 성분의 오트리빈베이비내추럴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제약사에서 출시하고 있으며 지속시간이 더 짧은 나파졸린이나 페닐에프린 성분의 스프레이도 있으니 약국에서 상담 후 구입합니다.
치료법 6 – 약국 : 식염수 스프레이
건조한 환경은 알레르기 비염 증상 악화의 매우 큰 요인입니다.
식염수 스프레이는 점막에 수분을 보충하여 효과적으로 증상을 개선하여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와 다르게 약물성 비염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피지오머, 오트리빈베이비네츄럴이 유명합니다. 영유아의 경우 눌어붙은 삼출물을 제거하기 위해 뺑코와 같은 기구를 사용하기 전 뿌려주기도 합니다.
마플러스나잘스프레이는 멸균천연해수에 덱스판테놀을 첨가하여 보습력을 강화한 제품입니다. 덱스판테놀은 비판텐의 주성분으로, 체내 흡수되면 비타민B5로 바뀌어 피부재생을 촉진합니다.
페스(FESS)는 점막 수분 공급과 더불어 코막힘도 해소합니다. 일반 식염수보다 높은 농도의 고장성 식염수로, 삼투압을 통해 코막힘을 해소합니다.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와 달리, 부작용이 걱정 없이 꾸준히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치료법 7 – 병원 : 스테로이드 스프레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나잘 스프레이)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며, 항히스타민제와 더불어 알러지성 비염의 1차 약물(first-line drug, 질환 치료에 있어서 첫번째로 고려하는 약물)입니다.
- 장점 :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며, 심각한 부작용이 없는 안전한 약물입니다.
- 단점 :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짧게는 3~4일에서 1주일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매일 정확한 용법으로 꾸준히 사용합니다.
계절적 패턴이 명확한 경우, 예를 들면 봄이 되어 꽃가루가 날리기 1주일 전부터 사용하여 봄철 내내 사용하는 방식으로 비염증상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플루티카손 푸로에이트 성분의 아바미스나잘스프레이, 모메타손 푸로에이트 성분의 나조넥스나잘스프레이 등이 있습니다.
치료법 8 – 병원 : 면역치료
알러지성 비염의 면역치료는 알러지 원인 물질을 환자의 몸에 점진적으로 노출시켜 면역관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입니다.
투여 경로에 따라 주사요법과 설하경구요법으로 나누어집니다. 주사요법의 경우 초기에는 일주일 1~2회 주사하다가 이후 유지요법으로 월 1회 가량 투여하게 됩니다. 설하경구요법은 혀밑에 매일 용액을 떨어뜨리는 방식입니다.
3~5년동안 치료를 받고나면 종료 후에도 5년간 효과가 유지됩니다. 가격이 비싸고 병원에 여러번 방문해야 하며 치료효과가 영구적이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환자의 상황에 따라서는 가장 비용효율적인 치료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리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우선적으로 사용합니다. 코막힘이 심할 때에 한해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 등을 사용합니다.
다양한 식염수스프레이를 사용하거나 자기전에 코세척을 해주고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면역치료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References
의약품안전나라 https://nedrug.mfds.go.kr/index